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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체증이 생겨 쓰는 글

Tags
경제
교육
Published
2022/07/12
Author
J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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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고향에 갔을 때, 군 시절 읽었던 책 몇 권이 있길래 펼처봤다. 복무 당시에는 시간이 남아돌아 근무시간에도 몰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는데,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도서관에 들어오지 않는 최신 도서는 직접 사서 읽었는데, 아래 사진이 그 책 중 하나이다. (얼마나 오래 박혀있었는지 먼지가 장난 아니다)
나는 최근 3년간 경제관련 공부를 개인적으로 해왔다. 이 지식을 스무살 때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아쉬웠다. 이 과정에서 나는 부모가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은 교육이라는 생각이 너무나도 강렬하게 들었다. 여기서 교육은 대학이 아닌, 경제와 삶을 살아가는 태도, 선택을 하는 법 등 철학적인면도 포함한다. 예전의 나를 포함한 대다수가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통만 받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래서 나는 자식이 생기면 필히 교육 해주기로 했는데...
내가 알았으면 했던 경제 지식이 스물 두 살 병장시절 읽었던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위 사진을 보면 책을 이해하기 어려워 울고있는 캐릭터를 그려 놓았다. 당시 생각해보면 금리는 수학적으로만 계산하고 선물옵션이 뭔지도 몰랐다. 게다가 주식하면 무조건 망하는걸로 알고 있었던 때라 쳐다도 보지 않았던 시절이다.
아래는 저 책을 다시 보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구절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치는 하락하며, 이와 관련된 시장들의 반응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지금은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참고 링크) 20대 초반 당시에는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를 더 많이 받으니 가치가 더 높아져야 하는거 아닌가? 또 뉴스에 금리올린다는 얘기가 가끔 나오던데 대충 예측 가능한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고, 당시에는 한글로 찾아선 경제 관련 자료가 잘 나오지 않던 시기였기 때문에 끝내 저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여기서 나는 ‘교육을 한다고 온전히 받아들이고 행동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만히 생각 해보면, 난 과거에 부모님이 내게 가르쳐 주었던 것들을 잘 지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겪어보기 전 까지 뭘 하나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지금은 아닌데?’ 라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깔려 하나도 듣지 않았다. 물론 교육이나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재화와 문화의 가치는 예전과 다를 수 있지만, 감정이나 철학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실수할 때 까지 이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20대 후반에 많이 후회했던 것 같다.
아기가 걸을 수 있으려면, 부모가 걷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후 아이는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이처럼 내가 교육한다고, 누군가 나에게 가르쳐 준다고 깨우칠 수 있는것이 아니다.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노력해야만 비로소 배울 수 있는데, 나와 다른 사람들의 과거 행적들을 살펴보면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 심어주기 매우 어렵다. 바로 행복감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도록 즉각적인 자극을 주어야 반응 하는데, 이로운 것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사탕을 맛본 아기가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듯 말이다. (관련 영상)
그래서 교육이란 정말 힘들고, 누구나 공부해야 하며 정답이 없어 더욱 더 미지의 세계라는 생각부터 든다. 스스로 공부 하는것도 힘이 드는데 타인을 교육 시키면 오죽할까. 그래서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감탄만 나온다. 내가 하는 생각대로 처방하면 분명 부작용이 와서 증상이 더 악화 됐을 것 같은 경우가 체감상 30%는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 내가 과연 자식 교육을 잘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나는 언제나 최선이라 생각하는 방향을 선택 하겠지만 자식에게까지 최선일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너무 어렵다. 살면서 마주치는 상황들을 힌트삼아 내가 조금씩 깨닫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에 대해서 지금까지 내가 찾은 해답은 딱 하나다. 내가 관심이 없어도 세 번 이상 억지로 관심을 가져보는 것. 그래서 머릿속에 일단 넣어놓고 나중에 기억나면 다시 공부해서 찾아쓰는 방법이다. 물론 이는 허점이 명확한 방법이다. 단적으로 위에 적은 경제의 경우만 해도, 내가 진짜로 경제에 관심을 가질 때 까지 이 지식은 쓸모가 없다.
결국 아직도 나나 타인에 대해 ‘이거다' 싶은 해결책을 못찾았다. 내가 죽을 때 까지 찾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걸 알지만, 포기하면 꼰대로 남는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아오 답답해…